성수동 7주년 기념 두 번째, 개인적 취향의 성수동 놀거리들
처음 이곳에 온 이후, 그리고 밖에서 놀기도 쉽지 않은 요즘에도 성수동엔 많은 곳들이 생겼다. 많은 곳 또한 없어졌을 것이다. 혼자 가는 곳이라고 해봐야 노트북 챙겨서 스벅에 오거나, 서울숲 벤치에 앉아 있는 것 정도지만 기분을 바꾸고 싶을 때 들렀더니 좋았던 곳을 리스트업 해보았다.
아모레성수
아모레퍼시픽의 쇼룸.
지난 겨울 들렀던 곳인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 때도 지금도 역시 마스크를 벗고 제품을 발라볼 수는 없다.
화장품 브랜드 쇼룸의 메리트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를 느꼈던 곳이라 마음에 들었다.
어딜가든 저런 테스트 제품을 얼굴에 써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전혀 불편하지 않을듯.
가장 먼저 나오는 클렌징룸에서 핸드워시로 손을 씻고 핸드크림을 바를 수 있다.
종이가 아니었던 핸드타월.
저 곳에서 테스트 할 수 있는 제품들은 일정 기간 후 바뀌는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바뀌는 것 같다.
정말 제품이 많다. 스킨케어, 색조에 헤어제품도 있고 직접 손에 테스트 가능.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은 친구와 가면 테스트의 폭이 좁아져 좋을 것 같다.
드라이어와 헤어 에센스를 썼는데
헤어 에센스에 갖고 있던 편견(?) 같은 것들이 사라졌던 날.
저 날 이후 헤어 에센스를 샀다.
아모레 성수 페이지에 들어간 뒤 로그인을 미리 해놓고,
현장에서 체크인을 하면 샘플 5개 교환권을 받을 수 있다.
저곳에서 화장품을 산 적은 없었지만(물론 살 수도 없다)
샘플로 받아온 파데를 쓰고나서 구매한 적이 있다.
브랜드 쇼룸으로부터 얻은 장소적 경험이 이렇게 매출을 일으키는 데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걸 느꼈던 순간이다.
여기까지 쓰고보니 지금 쓴 이 말은.. 마케터로써 직업병 같은 말인 것 같다.
쇼룸을 다 보고나면 마지막엔 플라워샵을 만날 수 있다.
꼭 여기까지가 쇼룸인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곳에서 파는 식물과 꽃은 구매가 가능하다.
논픽션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논픽션 쇼룸이 생겨서 다녀왔는데,
이곳도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사전 정보는 거의 없었고 동료가 쇼룸에 다녀왔다더라,
요새 많이 쓴다더라 정도로만 들어 알고 있는 브랜드였다.
논픽션은 브랜드 시작이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제품의 폭이(향의 수) 적은 편인데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5가지 향으로 향수, 핸드, 바디제품이 있고 그 제품들을 넉넉한 공간에 분산시켜 놓았다.
사실 2층은 제품 전시의 기능을 그다지 갖고 있지 않지만
포토스팟 같은 곳이었고 덕분에 빽빽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같이 갔던 친구가 사진을 찍는 나를 찍었을 때.
튼튼함이 느껴지는 팔과 손...
식물이 많아 마음에 들었던 2층.
친구들이 동네에 놀러올 때 한번씩 들렀던 곳이고,
이후 주변에 디스커버리셋 같은 것을 주기도 했다.
논픽션 제품은 선물로 줬을 때 반응이 좋은 편.
슬로우파마씨
상수였나, 그 쯤에 있는 것으로 알고있던 슬로우파마씨가 성수동에 생겼다.
식물샵은 둘러보기만 해도 좋으니까, 다른 목적은 없이 혼자 따릉이를 타고 갔다.
역에서 조금 멀고 이런 데를 잘 찾아올까 싶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사람이 계속 들어오고 나갔다.
역시 취향의 공간이었다.
식물, 행잉 식물, 잎, 소품까지 아이템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었지만
공간에 비해 사고 싶은 식물이 다양하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장식적 기능이 있거나, 키우기 쉬운 것들로 구성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특히 식물도 식물이지만 식물표본이나 이끼 테라리움처럼 슬로우파마씨가 만들어 팔고 있는 소품들이 있다.
예쁜 것들이었지만 역시 나는 식물을 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원목 가구와 어우러진 디피가 예뻤다.
예쁘고 건강한 식물을 보는 일은 언제든 좋다.
내 방에 있는, 어딘가 아파보이는 아이의 생각이 많이 났다.
사무엘스몰즈
사무엘스몰즈의 쇼룸.
왜 이런 곳(?)에 쇼룸을 만들어놨지, 싶은 곳에 있었던.
아파트형 공장, 오피스 타워 같은 곳이 워낙에 많은 성수동이지만 막상 이런 업무 공간의 지하1층에 쇼룸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길치인 내가 잘 찾아가지 못해서 기억에 남은 것도 크다.
들어가기 전 마주친 비주얼.
내가 방문했을 때 내부를 찍을 수는 없었어서 사진을 많이 찍어놓지 못했다.
사무엘스몰즈는 20세기(1900년대)에 유행한 가구, 소품 등을 파는 곳이고
요즘 유행하는 미드센추리 스타일이라든가, 빈티지하다고 이야기되는 것들을 보고싶을 때 가면 좋은 곳이다.
30분 단위로 예약을 받는 시스템이고,
넓지는 않지만 볼 게 많아 가끔 근처에 오면 일정에 맞춰서 예약을 해놓고 들르는 곳이다.
평일 저녁 늦게까지 하지 않아서 나의 경우 동네에 살아도 늘 주말에만 가야 했다.
디피 상품들이 자주 바뀌는 것 같아 조만간 또 가 볼 예정.
근처에 루이스폴센 쇼룸이 있어서 같이 가면 좋다.
폴라앳홈
그릇과 리빙아이템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가면 좋은 곳이다.
갈 때마다 사고 싶은 것은 늘 많이 보이지만, 언제든 다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참는 편.
최근에는 회사 동료가 가고 싶다길래 함께 갔던 곳이다.
갈 때마다 항상 사람이 많았는데, 다들 외부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대표상품인 림시리즈, 얼반시리즈, 맘시리즈, 사진 속 허니베어 시리즈 같은 폴라앳홈 상품이 있고
카네수즈, 크로우캐년같은 입점 브랜드 상품도 있다.
이곳의 시스템상 대부분 샘플들을 전시해놓아 막상 물건을 사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는 편이라고 느꼈다.
이외에도 몇번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곳이나 방문을 미룬 곳도 있다. 이전에 올린 것도 그렇고 성수동에 있는 장소, 공간에 대해 블로그에서 이야기 해야겠다며 포스팅을 시작했지만 성실하게 기록을 남기지 않는 편이라 쉽지가 않았다. 또 나만의 리스트업이 충분히 채워지길 기다린 후에나 쓸 것 같은데 너무 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