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리하는 뇌>에서 찾은 정리의 인사이트
이 책은 전 직장에서 선물받은 책으로 사실 쳐다보기도 싫었지만(…) 버릴 땐 버리더라도 한 번은 읽고 버리자라는 마음으로 두었다가 지금까지 잘 읽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끔씩 들여다 보는 세 번째 ‘집안의 정리’ 파트 중 나름의 밑줄을 그은 부분을 남겨본다.
건강에 관한 측면
‘몇백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가정에는 지금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것들, 심지어 부엌처럼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촌재하지 않았다. 1600년대까지 전형적인 유럽의 가정은 단칸방살이를 했으며, 가족들은 온기를 유지하게 위해 1년의 대부분을 불가 주변에서 북적거리며 모여 살았다. 요즘 사람들의 평균적인 소유물 숫자는 과거 그 어느때와 비교해보면 1,00배는 우습게 넘는다. 소유물 정리정돈 문제는 분명 현대에 와서 발생했다. 조사 대상인 미국 가정에서 거실과 두개의 침실만 조사해봤는데도 눈에 보이는 물체가 2260가지를 넘겼다. 부엌이나 차고에 있는 물품, 서랍, 벽장, 상자 안에 담아놓은 물품은 뺀 숫자다. 이런 것들까지 모두 포함시키면 그 숫자가 세 배 정도는 늘어날 것이다. 수많은 가정이 집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물품을 쌓아놓고 산다. 그 결과, 차고는 낡은 가구나 사용하지 않는 스포츠 도구 등에 자리를 모두 내어주고, 재택근무 사무실은 아직 차고로 옮기지 않은 물건들이 담긴 상자로 난장판이다. 미국인 네 명 중 세 명은 차고에 짐이 너무 많아서 차를 주차할 공간이 없다고 한다. 이런 잡동사니들과 마주치면 여성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급격히 치솟는다(반면 남자들은 별로 치솟지 않는다). 코르티솔 수치 상승은 만성적인 인지기능 장애, 피로,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129p-130p
'특정 장소 보관법' 활용하기
‘일반 가정을 보통 에이스 하드웨어, 갭, 랑콤 매장처럼 잘 정리돼 있지는 않다. 사람들이 물건들을 정리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 시장의 힘에 의해 굴러가는 세상도 있지만, 이곳은 결국 당신의 집이니까 말이다. 한가지 해결책은 집에서도 난장판을 다스려 줄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다. 즐, 물건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것들을 분류하고, 잃어버리지 않고 찾을 수 있는 위치에 보관하는 기반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집과 작업공간을 정리하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과제다. 우리는 그 일을 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마치 새해의 다이어트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처럼 그런 시스템을 오래 이어가지 못할까 봐 걱정한다. 그래도 한가지 좋은 소식을 전하지면, 주변으로부터 서서히 스며들어오는 혼란을 막아줄 정리 시스템을 우리 모두가 이미 어느정도 가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크나 나이프를 잃어버리는 일은 드물다. 부엌에 그런 물건들을 담아두는 식기 서랍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칫솔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드물다. 특정 공간에서 주로 사용하고 특정 장소에 보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따개를 부엌에서 거실로 가지고 나왔다가는 어디에 두었는지 깜박하기 쉽다.’ 134p-135p
창조성의 발휘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세부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아니야. 난 창조적인 사람이라고.” 창조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이런 종류의 정리정돈과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인 조니 미첼의 집은 정리 시스템의 귀감이라 할 만 하다. 그녀는 어디어 두었는지 깜박하기 쉬운 물건들을 정리하려고 주문제작한 특수 용도의 서랍 수십 개를 부엌에 설치했다. 스카치테이프용 서랍, 마스킹 테이프용 서랍, 그리고 우편물과 포장 제품용 서랍, 끈과 밧줄용 서랍, 배터리용 서랍 등이 있고, 깊이를 특별히 깊게 제작한 서랍에는 여분의 전구를 담아놓는다. (중략) 서랍을 열었을 때 모든 물건이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는 모습이나 잘 정리된 벽장을 볼 때문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안도감이 느껴진다. 이리저리 뒤질 필요 없이 물건을 찾을 수 있으면 정신적 에너지를 아껴 좀 더 중요하고 창조적인 과제에 사용할 수 있다.’ 140p-142p
지정된 장소 활용하기
‘생활공간을 정리할 때의 목표는 기억 기능 중 일부를 뇌에서 환경으로 넘기는 것, 즉 자신의 환경을 시각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다. 물건을 넣어둘 지정된 장소를 만들어놓음으로써 당신이 물건을 찾을 때는 물론, 휴식을 취하거나 일을 할 때도 정신이 산만해지지 않고 물건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옷을 넣으둘 벽정의 공간이 제한되어 있고, 일부 옷(턱시도, 야회복, 스키복 등)은 가끔씩만 입는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옷은 여분의 벽정으로 옮기면 소중한 공간을 낭비하는 일 없이 일상에서 즐겨 입는 옷들을 더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년에 겨우 두어번 쓸까 말까 하는 물품이 1년 내내 사용하는 물품들과 같이 섞여 있어서는 안된다.’ 144p
또한 책에서 제시한 정리 원칙은 1. 라벨을 붙이지 않은 물품보다는 라벨을 잘못 붙인 물품이나 보관장소가 더 나쁘다. 2. 이미 기준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활용하라(색상으로 구분하는 식의) 3.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갖고 있지 마라(필요하지 않거나 망가진 것 등) 정도를 소개하고 있다. 크게 참신한 방법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역시 쉽게 시도하지는 않는 것들. 사실 이 파트 외에 뒷부분에 더 좋은 내용이 많아서 주변에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중이다. 회사에서 선물 받을 기회가 있을 때는, 책 대신 상품권을 주셨으면 좋겠다는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