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를 통해 생긴 변화
7월 초 커다란 심경의 변화가 있다면 옷 쇼핑의 수를 지금보다도 훨씬, 반 이상 넘게 줄이자는 결심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옷'은 내가 가진 공간을 위해 개수를 관리할 정리물건 대상의 관점으로 봤다면, 이제는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다른 눈으로 보게 된 것. 이렇게 옷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 이유는 이번 달 1일에 방송했던 KBS의 다큐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를 봤던 때문이다.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번 꼴로 다시 돌려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이후로 죄책감을 느낀 일들을 이야기하는 글만 쌓이고 있는데... 거의 블로그 이름을 죄책감으로 바꿔야 할 판)
다큐를 보면서 잊지 않으려는 것들은,
1. 헌옷함에 버리는 옷들 중 국내에서 소화하는 물량은 5% 정도
나머지는 서아프리카 가나 등으로 떠넘기듯 수출되고, 입지 못할 옷들은 자연으로 폐기된다.
2. 흰색 면 티셔츠를 만드는데 드는 물의 양은 2700리터
2700L은 한 사람이 3년 동안 마시는 물의 양과 가깝다.
3. 청바지 1개의 탄소 배출량은 33kg
자동차로 111km를 갈 때 배출되는 양과 같고, 한 해 청바지는 약 40억 벌이 만들어지고 있다.
4. 합성섬유에 혼방되는 PE는 곧 페트병의 원료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옷은 세탁할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을 방출한다.
5. 값싼 옷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의 '환경 비용'
옷을 구매하는 행위는 방글라데시 등 의류 생산국의 상대적으로 싼 노동력을 이용하고, 그들의 환경 또한 오염시키는 환경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결국은 과잉생산을 막아줄 과잉소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인데, 옷을 자주 사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던 나도 크게 경각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다. 특히 새 옷을 사는 것을 극단적으로 줄이지 않는 이상 저 문제에 대해 떳떳하다고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졌다. 덕분에 나는 이번 7월 한 달을 고심했던 브라탑 외에는 옷을 사지 않았다. 다음 달에도, 그 다음 달에도 안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로 산 옷을 전보다 덜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은 확실하다.